‘노메달 굴욕’허훈 “우리가 자초한 일, 말해봐야 핑계”
“이 모든 것은 우리의 선택이었다.”
허훈(농구 팀 상무)은 머리를 숙였다. 그는 17년 만에 ‘메달 없음’의 수치스러운 경기 후 힘없이 경기장을 떠났다.
추일승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3일 오후 1시(한국시각 기준)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중국과의 항저우아시안게임 남자농구 8강전에서 70-84로 패했다. 한국은 2006년 도하 대회 이후 17년 만에 ‘메달 없음’ 굴욕을 맛봤다. 한국은 1954년 마닐라 대회부터 아시안게임 농구 종목에 출전했으며, 4강 진출은 종전까지 2006년 딱 한 번 있었을 뿐이었다. 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것도 1958년 도쿄 대회 이후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한국은 17년 만에 불명예 기록을 작성했다.
경기 후, 허훈은 “8강에서 패배했다. 우리가 제대로 하지 못했다. 잘 준비해서 남은 대회를 잘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4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저장대 쯔진강체육관에서 순위결정전을 치를 예정이다.
이는 예견된 참사였다. 한국은 지난달 30일 일본과의 조별리그 D조 최종전에서 77-83으로 패배했다. 충격적이었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선 ‘최정예 멤버’가 아니었다. 최근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에 출전한 선수들을 전원 배제했다. 이번 대회에는 사실상 2군 멤버가 참가했다. 그러나 한국은 일본을 상대로 한 번도 리드를 잡지 못했다.
계획이 어긋났다. 한국은 조별리그를 2승1패로 마무리하며 조 2위로 랭크되었지만, 각 조 1위에게 주어지는 8강 직행권을 획득하지 못했다. 한국은 8강 진출을 위해 12강 결정전을 치러야 했다. ‘추일승호’는 2일 오후 9시에 바레인과 8강 결정전을 치렀다. 88-73으로 승리하며 가까스로 8강에 올랐다.
허훈은 “경기가 이런 식으로 아쉽게 끝났다. 이제와서 말할 것도 없다. 말해봐도 핑계일 뿐이다. 아시안게임 준비하는 동안 3개월 동안 선수들을 비롯해 전체적으로 ‘이게 맞나’ 싶을 정도로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앞으로 더 좋아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것은 누구 하나의 책임이 아닌, 선수들과 전체적인 팀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조금 더 나아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도 작심 발언으로 이슈의 중심에 섰었다. 허훈은 “얘기는 딱히 나누지 않았다. 개개인이 느끼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어수선한 상황이었다. 부상으로 인해 완전체를 이룰 수 없었다. 허훈은 “내가 선수를 뽑는 것은 아니다. 감독님이 그 역할을 맡으시는 것이다. 분위기는 어수선했다. 가드 6명이 왔다. 내가 관여할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 모든 것은 우리의 선택이었다. 제대로 마무리해야 할 때 아쉽다. 우리는 높이도 그렇고 조금 더 열심히 하고 발전해야 할 것 같다”며 라커룸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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