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생활에 한계 느껴” 마음 정리했던 켈리…그때 떠났다면 ‘KBO 역수출 신화’ 없었다
한국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와 미국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 승리투수를 차지한 최초의 투수로 꼽히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메릴 켈리(Merrill Kelly)에게도 위기의 순간이 있었습니다.
특히, 켈리는 2016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서 활약하며, 한국을 떠날지에 대한 고민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 그의 KBO리그 경력은 4년이 아닌 2년으로 끝날 뻔한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켈리는 2023 MLB 월드시리즈에서 7이닝 3피안타(1피홈런) 9탈삼진 1실점의 뛰어난 성적을 기록하며 팀에 시리즈 첫 승리를 안겼습니다. 이로써 켈리는 2020년대 이후 월드시리즈에서 7이닝을 소화한 첫 번째 투수가 되었습니다. 가장 최근에 7이닝 이상을 투구한 투수는 2019년 스티븐 스트라스버그(8⅓이닝)와 게릿 콜(7⅔이닝)이었죠.
켈리는 그 전날까지만 해도 텍사스 레인저스의 타선을 침묵시켰으며, 팀 동료들과 감독, 상대팀 선수들까지 켈리의 투구를 칭찬했습니다. 특히, 애리조나의 투수코치 브렌트 스트롬은 “켈리의 체인지업이 훌륭했다”고 평가하고, 텍사스 1루수 나다니엘 로우는 “그는 오늘 밤 훌륭한 성과를 보여줬다”고 치켜세웠습니다.
켈리와 함께 무감독을 완성하는 잭 갤런은 “인정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선수”라며 “난 켈리가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과소평가된 투수라고 말해왔다”고 극찬했습니다.
미국 매체 ‘디애슬렋’은 켈리의 활약을 다뤘으며, 그의 이야기 중에서 한국을 떠날 뻔한 사연을 소개했습니다.
켈리는 KBO리그 2년 차였던 2016년에 에이전트인 아담 카론에게 “한국 생활에 한계가 왔다. 마이너리그에서도 미국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털어놨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당시 아내 브리와 친형 리드에게도 그의 의사를 전달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켈리는 그때 당시에 한국을 떠나고 싶다는 강한 욕망을 품고 있었지만, 그 당시에는 아님 카론의 생각이 달랐습니다. 카론은 아내와 친형에게 전화를 걸어 “켈리가 그렇게 하도록 놔두지 말라”고 전달했습니다. 그 이유는 선수 입장에서는 한국에 남게 되면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하는 것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켈리는 2016시즌 이후 SK와 재계약을 체결하고, 2017년과 2018년에는 팀의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기여한 후, 미국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탬파베이 레이스로부터 신인 지명을 받은 2010년부터 2014년을 제외하고 빅리그 데뷔를 꿈꾸며 KBO에서 기다렸습니다. 결국, 2019년에 미국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섰고, 월드시리즈 승리투수가 되는 즐거움도 맛보았습니다.
켈리의 미국행을 만류한 에이전트 카론과 켈리의 가족은 월드시리즈 2차전을 직접 관전하면서 그의 성공을 함께 나눴습니다. 켈리를 가까이서 지켜봐온 카론은 “어제 일처럼 (당시의 기억이) 떠올랐다. 켈리는 일반적인 선수들과 달리 메이저리그 계약으로 돌아갈 기회가 찾아오기까지 한국에서 버틸 만큼 강하고 똑똑했습니다”라고 회상했습니다.
켈리는 그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며 “솔직히 26살에 한국에 가는 게 빅리그, 심지어 월드시리즈에서 뛰는 것보다 훨씬 무섭다고 생각했다”며 “비유적인 표현을 사용하자면, ‘몇 마일 떨어진 느낌’이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습니다.
켈리는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많은 스카우트들의 주목을 받았고, 2018년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미국행에 나서기로 결심했습니다. 이후 2018년 2월 2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그에게 손을 내밀었습니다.
켈리는 당초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보스턴 레드삭스도 고려했지만, 환경 면에서 애리조나가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또한 애리조나는 유일하게 2년 계약을 제안한 팀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켈리는 애리조나와 2+2년(보장 금액 550만 달러)에 계약을 체결했고, 2025년 팀 옵션까지 포함된 2년 18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또 한 번 체결함으로써 애리조나와의 인연을 이어가게 되었습니다.
켈리는 ‘KBO 역수출 사례’로 주목받았던 선수로서 올가을에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경기 이후 현지 매체들과 인터뷰를 진행한 켈리는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는 꿈을 꿨지만, 그저 꿈이었다. 애리조나 구단이 나를 이곳으로 이끌었고, 구단에 감사함을 전한다”고 밝혔습니다.
켈리의 반전 드라마는 아직 진행 중이며, 많은 야구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해외야구분석 <- 정보 보러가기 클릭
스포츠뉴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