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835억 수직 상승’ 황희찬, BBC 이주의 팀 선정→EPL 진출 후 최초
최근 주가가 치솟은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이 프리미어리그 진출 후 처음으로 ‘BBC 이주의 팀’에 뽑혔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3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가레스 크룩스의 이주의 팀’이라며 축구 전문가 가레스 크룩스가 선정한 2023-24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9~20라운드 통합 베스트 11을 발표했다.
3-4-3 전형으로 돼 있는 이주의 팀에서 노팅엄 포레스트가 4명이나 배출해 눈길을 끈 가운데 대한민국 공격수 황희찬이 당당히 이름을 올리면서 눈길을 끌었다.
황희찬은 먼저 지난달 28일 19라운드 브렌트퍼드 원정 경기 때 전반전에만 멀티골을 터트리며 4-1 대승을 이끌었다. 이날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황희찬은 팀이 1-0으로 앞서가던 중 전반 14분 추가골을 터트리며 점수 차를 벌렸다.
황희찬의 놀라운 집중력이 빛난 순간이었다. 브렌트퍼드 수비가 골키퍼에게 백패스를 한다는 게 조금 짧았다. 이를 파악한 황희찬이 재빨리 압박을 시도해 골키퍼가 공을 잡기 전에 끊어냈다. 골키퍼를 제친 황희찬은 편안하게 빈 골대 안으로 밀어넣어 스코어 2-0을 만들었다. 이번 시즌 황희찬의 리그 9호골이었다.
황희찬한테 일격을 맞은 브렌트퍼드는 한 골 만회했지만 전반 28분 황희찬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전반 28분 후방에서 길게 연결된 공을 잡은 황희찬은 수비가 달려들자 침착하게 오른발로 접으면서 벗겨냈고, 골키퍼가 나오는 움직임에 맞춰 골문 구석을 노려 오른발로 차 넣었다. 이 골로 황희찬은 리그 10호골을 기록. 프리미어리그 입성 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이날 2골을 터트리며 생애 첫 프리미어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한 황희찬은 울버햄튼 역사에도 이름을 새겼다. 영국 BBC는 “황희찬은 울브스에서 단일 시즌에 프리미어리그 10골 이상 넣은 3번째 선수가 됐다”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울버햄튼 소속으로 프리미어리그에서 10골 이상 터트린 선수는 스티븐 플레처(2010/11, 2011/12)와 라울 히메네스(2018/19, 2019/20)까지 단 두 명뿐이었는데, 황희찬이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것이다.
특히 황희찬은 플레처와 히메네스보다 가장 빠르게 10골 고지에 올랐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플레처는 2011/12시즌 20경기 만에 10골을 터트렸으며, 히메네스도 2019/20시즌 23번째 출전 때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면서 황희찬의 득점 페이스는 주목을 받았다.
일각에선 황희찬이 울버햄튼 프리미어리그 한 시즌 최다골 기록인 히메네스의 17골(2019/20)을 넘고 20골 고지에 오를 수 있을지 주목했는데, 브렌트퍼드전 전반 종료 직전 허리 부상을 당하며 교체 아웃돼 우려를 낳았다.
공중볼 경합 상황에서 상대 선수와 충돌 후 허리 부근에 손을 대고 그라운드 위에 누워 통증을 호소했다. 쉽게 일어나지 못하면서 울버햄프턴 벤치는 걱정하기 시작했다. 황희찬은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쥐었다. 울버햄프턴은 급하게 대체 선수를 준비시켰다. 황희찬은 걸어나오긴 했지만 더 이상 경기를 뛰지 못하고 장 리크네 벨레가르드와 교체돼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부상으로 아쉽게 해트트릭을 달성할 기회를 놓친 황희찬은 다행히 빠르게 회복돼 지난달 31일 에버턴과의 20라운드 홈경기에서 선발로 출전했다. 이날 황희찬은 시즌 3호 도움을 올리면서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달성함과 동시에 팀의 3-0 완승에 일조했다.
황희찬은 후반 8분 오른쪽에서 낮은 크로스를 시도했고, 이를 반대편에서 달려든 마테우스 쿠냐가 밀어 넣으면서 황희찬의 도움으로 이어졌다.
이날 황희찬은 득점도 기록할 수 있었지만 골대와 오프사이드에 막혔다. 후반 14분 역습 상황에서 박스 안까지 들어간 황희찬은 앞에 있던 수비수를 제친 뒤 왼발 슈팅을 시도했는데, 이 슈팅이 골대를 때리고 나와 아쉬움을 삼켰다.
후반 26분엔 파블로 사라비아의 침투 패스를 받아 에버턴 골망을 흔드는데 성공했지만 부심이 깃발을 들면서 오프사이드로 득점이 인정되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에도 페드루 네투가 황희찬의 패스를 받고 골을 터트리면서 황희찬이 멀티 도움을 기록하는가 싶었지만 다시 한번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지난 2경기에서 2골 1도움을 기록한 황희찬은 박싱데이가 열린 주간에 보여준 활약상을 인정 받아 프리미어리그 진출 후 처음으로 ‘BBC 이주의 팀’ 명단에 포함됐다.
이주의 팀에서 황희찬은 마찬가지로 2경기에서 2골 1도움을 올린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와 3골을 터트린 크리스 우드(노팅엄 포레스트)와 함께 최전방 3톱을 구성했다.
황희찬을 뽑은 이유에 대해 크룩스는 “황희찬의 2골을 울브스가 브렌트퍼드를 4-1로 무너뜨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라며 “울브스는 박싱데이 기간의 두 번째 경기에서 에버턴을 무너뜨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비 뒤쪽으로 달려가는 황희찬의 능력은 그의 경기 특징이 됐고, 울브스는 이를 최대한 활용한다”라며 “그의 마무리는 더 나을 수도 있지만 황희찬의 프로 의식엔 전혀 문제가 없다”라고 덧붙였다.
‘살라-우드-황희찬’이 최전방 3톱을 구성한 가운데 중원엔 필 포든(맨체스터 시티), 콜 팔머(첼시), 모던 깁스-화이트(노팅엄 포레스트), 마이클 올리스(크리스털 팰리스)가 배치됐다. 수비진은 안젤로 오그본나(웨스트햄 유나이티드), 무릴로(노팅엄 포레스트), 막시밀리안 킬먼(울버햄프턴 원더러스)가 차지했고, 골키퍼 자리에 맷 터너(노팅엄 포레스트)가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21년 여름 독일 분데스리가 라이프치히에서 울버햄프턴 이적한 뒤 3번째 시즌을 맞이한 황희찬은 그동안 자신을 괴롭혔던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 부상 없이 이번 시즌엔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이며 커리어 하이를 달리고 있다.
2023-2024시즌 개막 후 황희찬은 현재까지 리그에서만 10골 3도움을 기록하며 프리미어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했다. 리그컵에서도 한 골 넣으면서 시즌 11호골을 기록 중이다.
놀라운 득점력을 과시하며 황희찬은 프리미어리그 득점 6위에 올랐다. 올시즌 황희찬보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더 많은 골을 터트린 선수는 엘링 홀란(14골·맨체스터 시티), 모하메드 살라(14골·리버풀), 손흥민(12골·토트넘 홋스퍼), 도미닉 솔란케(12골·본머스), 제로드 보언(11골·웨스트햄 유나이티드)까지 단 5명밖에 없다.
더 주목받는 건, 황희찬이 울버햄프턴 구단 역사상 가장 긴 홈구장 6경기 연속골을 터뜨린 선수로 기록됐다는 점이다. 또 9월과 10월에 걸쳐 6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로 팀에 중요한 순간 승점을 안겨줬다. 그는 10월 울버햄프턴 이달의 선수상을 받으며 홈팬들 지지를 받고 있다.
황희찬의 활약상은 울버햄프턴이 그에게 새로운 계약서를 내밀기에 충분했다. 울버햄프턴은 2026년 6월까지 유효했던 황희찬과의 계약 기간을 2028년까지 연장하면서 황희찬과의 동행을 더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울버햄프턴은 지난달 22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울브스 득점왕 황희찬은 1년 연장 옵션이 포함된 2028년까지 유효한 새로운 장기 계약을 체결하면서 클럽에 자신의 미래를 약속했다”라고 발표했다.
황희찬과 재계약을 체결한 후 맷 홉스 울버햄프턴 단장은 “황희찬이 도착한 후 항상 고통스러운 항해는 아니었지만 그는 언제나 클럽을 위해 모든 걸 바쳤다”라며 “이제 팬들은 그가 경기장에서 하는 일과 득점을 터트리는 것, 게리 오닐 감독의 팀에서 중요한 부분을 맡고 있다는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다. 그가 경기장 안팎에서 하는 일은 감사 받을 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황희찬에 대해 그는 “황희찬의 다재다능함은 최전방을 가로질러 경기를 하는 오닐 감독에게 정말로 도움이 됐다”라며 “그도 페드루 네투처럼 오닐 감독이 그에게 보여준 믿음에 도움을 받았다. 두 사람 모두 이곳에 온 후 최고의 축구를 할 수 있었다”라고 칭찬했다.
홉스 단장은 “황희찬은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황소처럼 강하다”라며 “그가 경기장 안팎에서 행동하는 모습과 축구에 대한 태도를 보면 매우 강한 사람이지만 선수들에게 얼마나 사랑받고 있는지 알 수 있다”라고 밝혔다.
황희찬도 재계약을 체결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여기 머물게 돼 정말 기쁘고 팀 동료, 스태프, 가족, 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라며 재계약 소감을 드러냈다.
황희찬은 “울브스에 머물게 돼 정말 행복하다. 난 여기서 플레이하는 것을 즐기고 삶과 축구를 비롯해 모든 걸 즐기고 있다”라며 “난 아주 좋은 팀원과 선수들과 함께하고 있고, 여기 있는 모든 게 놀랍다. 난 계속해서 좋은 플레이를 하고 싶고 모든 걸 바칠 준비가 돼 있다”라며 각오를 전했다.
황희찬은 이번 재계약으로 팀 내 최고 연봉자 대열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축구 소식에 정통한 파브리치오 로마노 기자는 “울브스와 황희찬은 새로운 거래에 합의했다”라며 “새로운 계약으로 황희찬은 클럽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선수들과 같은 수준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축구 선수들의 급여를 추산하는 ‘스포트랙’에 따르면, 현재 울버햄프턴 최고 연봉자는 468만 파운드(약 77억원)를 수령 중인 파블로 사라비아이다. 현재 주당 3만 파운드(약 5000만원)를 받고 있는 황희찬은 연봉으로 156만 파운드(약 26억원)를 수령 중이다.
황희찬이 사라비아와 같은 수준의 연봉을 받게 된다면 앞으로 현재 급여의 3배 가까운 금액을 수령하게 된다.
한편, 황희찬은 울버햄프턴에서 최고 대우를 받으면 팀에 미래를 맡긴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적설에 휩싸였다. 특히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강호 리버풀과 토트넘 홋스퍼가 황희찬을 주시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 눈길을 끌었다.
영국 ‘풋볼 인사이더’는 최근 “우리 정보에 따르면 토트넘과 리버풀이 핫한 스타플레이어 황희찬을 주시하고 있다”라며 “27살 선수를 올 여름 데려가기 위한 두 구단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스카우트들은 올 시즌 황희찬이 스트라이커 역할을 맡고 난 뒤 경기력에 감명 받았다. 황희찬은 왼쪽, 오른쪽 윙어로서 뛸 수 있고 중앙에서도 뛸 수 있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황희찬은 이번 시즌 21경기에서 11골을 넣고 있다”며 “그는 당초 2026년까지 계약돼 있지만 최근 2028년까지로 기간 늘리는 계약서를 다시 썼다”고 밝혔다.
영국 ‘팀 토크’도 “리버풀은 역대 최고의 프리미어리그 시즌을 즐기고 있는 울브스 스타 황희찬을 위해 토트넘과 믿기 힘든 싸움을 펼치고 있다”라며 황희찬이 빅클럽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황희찬이 최근 울버햄프턴과 재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이적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재계약을 맺은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았기에 황희찬을 데려가라면 울버햄프턴을 만족시킬 수 있는 상당한 이적료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팀 토크’는 “울브스는 2022년 황희찬을 영입하기 위해 1300만 파운드(약 217억원)를 지출했다”라며 “황희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울브스는 아직 정확한 가격표를 제시하지 않았지만, 그의 현재 경기력을 고려하면 가격이 4000~5000만 파운드(약 667~835억원) 이상으로 설정돼도 놀라운 일이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래도 황희찬이 다름 아닌 토트넘과 리버풀과 연결됐다는 소식은 한국 축구 팬들을 흥분시켰다.
리버풀은 자타 공인 세계 최고의 클럽 중 하나이자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명문 클럽이며 올시즌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어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다. 토트넘 역시 프리미어리그 강호 중 하나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주장으로서 활약하고 있어 널리 알려졌다.
울버햄프턴 핵심 공격수가 되면서 프리미어리그 강호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는 황희찬의 최근 돌풍은 축구종가 잉글랜드를 넘어 스페인까지 불고 있다.
스페인 스포르트는 지난달 29일 “울버햄프턴과 함께 프리미어리그에 난입한 ‘새로운 손흥민(el nuevo Son)’ 황희찬”이라며 “브렌트퍼드와의 경기에서 2득점 이후 한국인 선수는 이제 리그에서 10골을 넣었다. 그의 골들은 울버햄프턴이 리그 중위권에서 평화롭게 잠들 수 있게 해준다”라고 황희찬이 손흥민 이후 최고의 한국인 프리미어리거로 떠올랐다고 소개했다.
매체는 계속해서 “울버햄프턴의 한국 공격수 황희찬은 프리미어리그의 센세이션 중 하나다. 득점왕 경쟁에서 누구도 그에게 기대를 걸지 않았지만 한국의 스트라이커는 브렌트퍼드전 멀티골 이후 순위권에 완전히 진입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울버햄프턴에서 몇 안 되는 핵심 중 한 명이다. 프리미어리그에서 10골을 넣은 황희찬은 단연 울버햄프턴 공격진의 센세이션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골들을 울버햄프턴이 리그 테이블 중앙에서 편안하게 위치할 수 있는 열쇠가 됐다”라고 덧붙였다.
또 황희찬을 새로운 손흥민이라고 평가했다. 매체는 “지난 몇 경기 동안 최고의 파트너 페드루 네투와 함께하지 못했지만 파블로 사라비아와 새롭게 이해관계를 만들고 있다”라면서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으로부터 ‘코리안 가이’라고 불렸던 황희찬은 ‘새로운 손흥민’으로서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큰 활약을 펼친 선수 중 한 명이 됐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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